우선 오해부터 풀어야 합니다. 흔히 **’뼈주사’**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바늘을 뼈에 꽂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스테로이드 국소 주사요법’**입니다. 강력한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를 염증이 생긴 **관절 안(관절강)**이나 **힘줄 주변(건초)**에 주입하는 치료입니다.
- 왜 ‘뼈주사’라고 불릴까요? 주사를 맞고 나면 뼈 깊숙한 곳의 통증이 사라지는 드라마틱한 효과 때문이기도 하고, 과거에는 부작용으로 뼈가 약해진다는 인식 때문에 이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 효과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강제로 ‘셧다운’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불이 난 곳에 소방차 한 대가 아니라 헬기로 물폭탄을 투하하는 것만큼 강력한 소염 효과를 냅니다. 그래서 맞자마자 1~2일 내에 통증이 싹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되죠.
2. 핵심 질문: “일 년에 몇 번까지 맞아도 되나요?”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교과서적인 권장 횟수는 부위당 연 3~4회 이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붙습니다.
2-1. 최소 간격이 필요합니다
보통 한 번 맞으면 최소 2주에서 3개월 이상의 간격을 둡니다. 주사 약물이 관절 내에 머무는 시간과 조직이 회복될 시간을 벌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간격으로 계속 맞는다면? 그 병원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2-2. ‘총량’의 법칙
일 년에 3번이라고 해서 매년 3번씩 10년을 맞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스테로이드는 몸에 누적될수록 조직을 변성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 초기: 염증을 줄여 통증 완화 (Good)
- 장기 반복: 콜라겐 합성을 방해하여 힘줄과 연골을 약하게 만듦 (Bad)
즉, 스테로이드 주사는 **’치료의 끝’이 아니라, 통증 때문에 불가능했던 ‘재활을 시작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짧고 굵게 쓰여야 합니다.
3. 부위별 집중 탐구 1: 무릎 (Knee)
무릎 관절염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맞으시는 경우입니다.
⚠️ 무릎 주사의 오해: “연골 주사인가요?”
많은 분들이 **’연골주사(히알루론산)’**와 **’뼈주사(스테로이드)’**를 헷갈려 하십니다.
- 연골주사: 관절에 기름칠을 해주는 윤활유 개념 (부작용 적음, 주기적으로 맞음)
- 뼈주사: 통증과 염증을 끄는 소화기 개념 (자주 맞으면 안 됨)
무릎 스테로이드, 이럴 때 조심하세요
무릎에 스테로이드를 너무 자주 맞으면 연골 세포의 대사를 억제하여 오히려 관절염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없는데 무릎은 망가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죠.
- 추천: 급성으로 물이 차거나, 너무 아파서 걷지도 못할 때 1회성으로 사용.
- 비추천: 조금만 뻐근해도 습관적으로 주사를 찾는 경우.
4. 부위별 집중 탐구 2: 어깨 (Shoulder)
오십견,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 등으로 어깨에 주사를 맞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깨는 무릎보다 **’파열’**의 위험이 더 큽니다.
⚠️ 힘줄이 뚝? 회전근개 파열의 위험
어깨의 회전근개(힘줄)는 고무줄과 같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없애주지만, 반복되면 고무줄(힘줄)을 삭게 만듭니다. 오래된 고무줄을 당기면 뚝 끊어지듯, 잦은 주사 후 사소한 충격에도 힘줄이 파열될 수 있습니다.
- 피부 탈색과 지방 위축: 어깨는 피부가 얇아 주사 부위가 하얗게 변하거나(탈색), 살이 움푹 패는(지방 위축) 부작용이 눈에 잘 띕니다. 이는 여성분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 감염 위험: 당뇨가 있는 분들은 어깨 주사 후 세균 감염성 관절염(화농성 관절염)이 생길 확률이 일반인보다 높으므로 의료진에게 반드시 당뇨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5. 진짜 무서운 부작용들과 예방법
“뼈가 녹는다”는 말, 과연 사실일까요? 의학적으로 **’골괴사(Osteonecrosis)’**라고 합니다.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뼈조직이 죽는 현상인데, 주로 고관절에서 발생하지만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시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입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전신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안면 홍조 (Flushing): 주사 후 얼굴이 붉어지고 화끈거림 (며칠 뒤 사라짐).
- 혈당 상승: 당뇨 환자의 경우 주사 후 며칠간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음.
- 생리 불순: 여성 호르몬 교란으로 생리 주기가 바뀔 수 있음.
✅ 똑똑하게 맞는 법 (Checklist)
- [ ] 같은 부위에 1년에 3회 이상 맞지 않는다.
- [ ] 다른 병원으로 옮길 때 “언제, 어떤 주사를 맞았는지” 반드시 알린다.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환자가 말 안 하면 의사는 모르고 또 놓을 수 있습니다.)
- [ ] 주사 맞은 당일과 다음 날은 통증이 없더라도 무리한 운동을 절대 하지 않는다. (약해진 조직 보호)
6. 주사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증 지우개’로만 생각하면, 결국 내성만 생기고 병은 깊어집니다. 이 주사의 진정한 가치는 **”너무 아파서 못 하던 재활 운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Window of Opportunity)을 벌어주는 것”**입니다.
주사를 맞고 통증이 사라진 그 1~2개월. 그 기간이 여러분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입니다. 이때 약해진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자세를 교정해야만 주사 효력이 떨어져도 통증이 재발하지 않습니다.
- 초기: 주사 후 통증 감소 -> 염증 완화 휴식
- 중기: 가동 범위 확보 스트레칭 (이제 안 아프니까 움직이세요!)
- 장기: 주변 근력 강화 운동 (관절이 할 일을 근육이 대신하게 만드세요!)
7. 악마의 유혹인가, 신의 선물인가?
스테로이드 주사는 잘 쓰면 명약(名藥)이고, 남용하면 독(毒)입니다. “무조건 안 맞을 거야!”라며 극심한 고통을 참는 것도 미련한 것이고, “아플 때마다 가서 맞지 뭐”라며 쇼핑하듯 주사를 맞는 것도 위험합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이것입니다. “급성 통증기에 딱 한 번 맞아 불을 끄고, 통증이 줄어든 틈을 타 열심히 재활 운동을 해서 두 번 다시 주사를 맞을 필요 없는 몸을 만드는 것.”
지금 무릎이나 어깨가 아파 주사를 고민 중이신가요? 전문의와 상의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시되, 주사 바늘이 빠지는 순간부터가 진짜 치료의 시작임을 잊지 마세요.
💡 독자들을 위한 요약
- 뼈주사(스테로이드)는 연 3회 이내가 원칙입니다.
- **연골주사(히알루론산)**와는 완전히 다른 주사입니다. 혼동하지 마세요.
- 당뇨 환자는 주사 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 통증이 사라졌다고 완치된 게 아닙니다. 그때부터 재활 운동을 해야 재발을 막습니다.
(본 콘텐츠는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통증의 원인과 치료법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