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평생 약 먹어야 할까? 원인부터 관리까지 총 정리!

[요약] 어느 날 밤 갑자기 엄지발가락이 불타는 듯 아프다면? 통풍 초기증상부터 요산 수치를 낮추는 식단, 그리고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통풍 약물 치료(급성기 vs 유지기)의 진실까지 전문가의 시선으로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선생님, 정말 발가락을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아파요.”

진료실을 찾는 통풍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통풍(Gout)은 이름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병입니다.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들이 걸리는 ‘황제병’으로 불렸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배달 음식, 과당 섭취가 늘어난 요즘은 2030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풍은 단순히 ‘아픈 병’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관절 변형은 물론, 신장(콩팥) 기능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 전신 대사 질환입니다.

오늘은 통풍이 왜 발생하는지, 놓치지 말아야 할 초기증상은 무엇인지, 그리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1. 통풍의 원인: 왜 내 몸에 ‘유리 조각’이 생길까?

통풍을 이해하려면 먼저 **’요산(Uric Acid)’**이라는 물질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가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요산입니다.

요산과 퓨린의 관계

보통 요산은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하지만 퓨린(Purine) 함량이 높은 음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혹은 체질적으로 콩팥에서 요산을 잘 걸러내지 못하면 혈액 속 요산 농도가 짙어집니다. 이를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라고 합니다.

혈액 속을 떠돌던 요산이 뭉쳐서 **바늘처럼 날카로운 결정(Crystal)**을 만듭니다. 이 결정이 관절 틈새에 박히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이를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하면서 엄청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 이것이 바로 ‘통풍 발작’입니다.

💡 전문가의 팁: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통풍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으므로, 수치가 높다면 반드시 식습관 교정이 필요합니다.


2. 놓치면 후회하는 ‘통풍 초기증상’ 자가진단

통풍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발작이 오기 전, 혹은 첫 발작 시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확인해 보세요.

주요 증상 체크리스트

  1. 엄지발가락 기저부(뿌리 부분)의 통증: 전체 통풍 환자의 약 90%가 첫 증상을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느낍니다.
  2. 야간 통증: 낮보다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불에 데인 듯한 통증으로 깹니다.
  3. 발적과 열감: 아픈 부위가 붉게 변하고,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뜨끈뜨끈합니다.
  4. 스치기만 해도 아픔: 이불이나 양말이 닿기만 해도 비명을 지를 정도로 아픕니다.
  5. 증상의 반복: 며칠(3~10일) 극심하게 아프다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몇 달 혹은 몇 년 뒤 다시 나타납니다.

주의할 점: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목, 무릎, 손가락, 팔꿈치, 심지어 귓바퀴에도 요산 결절(토푸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무지외반증과 혼동하기 쉬우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검사와 관절액 흡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3. 통풍에 안 좋은 음식 vs 좋은 음식 (식단 가이드)

많은 환자분이 “맥주만 안 마시면 되나요?”라고 묻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맥주가 최악의 음식인 건 맞지만,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 중에도 위험 요인이 숨어 있습니다.

❌ 피해야 할 음식 (퓨린 고함량)

  • 술(알코올): 맥주는 퓨린의 일종인 구아노신이 많아 가장 위험합니다. 소주나 와인은 맥주보다 낫다고 하지만, 알코올 자체가 요산 배설을 방해하므로 금주가 원칙입니다.
  • 내장류: 곱창, 대창, 간, 콩팥 등 동물의 내장.
  • 붉은 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 적색육의 과다 섭취.
  • 액상과당: 탄산음료, 과일 주스 등에 들어있는 과당은 몸속에서 요산 생성을 촉진합니다. 젊은 통풍 환자 급증의 주원인입니다.

⭕ 챙겨 먹어야 할 음식 (요산 배출 도움)

  • 물: 하루 2L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는 소변을 통해 요산을 배출하는 가장 싸고 효과적인 약입니다.
  • 저지방 유제품: 우유와 요거트에 들어있는 단백질은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채소류: 대부분의 채소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변을 알칼리화하여 요산이 잘 녹아 나오게 돕습니다. (단, 시금치나 버섯 등은 적당히 드시는 게 좋습니다.)
  • 비타민 C: 적절한 비타민 C 섭취는 신장의 요산 배설 기능을 돕습니다.
구분섭취 권장주의 필요섭취 제한(피할 것)
곡류쌀, 밀가루, 국수통곡물 일부
단백질계란, 우유, 치즈닭고기, 생선(흰살)내장류, 등푸른생선, 조개류
기타채소, 해조류과일(과당 주의)맥주, 탄산음료, 고기 국물

4. 약물 치료의 진실, 급성기와 유지기는 다르다

이 글의 핵심 파트입니다. 많은 분이 통증이 사라지면 병원을 발길을 끊고 약을 중단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없어진 것일 뿐, 요산은 여전히 관절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통풍 치료는 시기에 따라 약의 종류와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

1단계: 급성 통풍 발현기

발작이 일어나 퉁퉁 붓고 아픈 시기입니다. 이때는 요산을 낮추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주요 약물: 콜키신(Colchicine),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스테로이드.
  • 주의: 이때 갑자기 요산 저하제를 먹으면 요산 농도가 급격히 변동되어 오히려 발작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2단계: 만성 관리기 (요산 낮추기)

급성 통증이 사라진 후, 다시 아프지 않기 위해 평생 관리하는 시기입니다.

  • 주요 약물: 자이로릭(알로푸리놀), 페북소스타트(Febuxostat) 계열.
  • 목표: 혈중 요산 수치를 6.0mg/dL 이하로 유지하여 관절에 박힌 요산 결정을 녹여내는 것입니다.

“통풍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해서 시작하기 두렵다”고 하시는데, 약을 먹어서 평생 먹는 게 아닙니다. 몸이 요산을 조절 못 하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약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고혈압약을 먹듯, 통풍 약도 꾸준히 복용하여 합병증(신부전, 요로결석)을 막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5. 통풍 완치, 가능할까요?

통풍은 감기처럼 며칠 약 먹고 ‘완치’되는 병이 아닙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Care)’하는 질환입니다.

하지만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하고, 체중을 감량하며, 퓨린이 적은 식단을 유지한다면 평생 재발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산 수치를 5~6mg/dL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하면, 관절에 쌓여있던 요산 결정이 서서히 녹아 없어지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1. 오늘 저녁 치맥 약속을 취소하고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세요.
  2. 하루 물 8잔 마시기를 시작하세요.
  3. 통증이 있다면 참지 말고 즉시 류마티스 내과나 정형외과를 방문하세요.

여러분의 관절 건강은 ‘오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글이 지긋지긋한 통풍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