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때뿐, 돌아서면 다시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저려오는 통증 때문에 낙담하셨나요?
많은 분이 통증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를 찾지만, 재활 전문가의 관점에서 **좌골신경통(Sciatica)**은 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구조적이고 역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딘가에서 신경이 물리적으로 눌려있거나(Compression), 당겨지고 있는데(Tension), 약을 먹어 통증 신호만 차단한다고 해서 눌린 신경이 풀릴까요? 절대 아닙니다. 물리적인 압박은 올바른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1. 재활의 첫걸음, 통증의 ‘방향’을 읽어라
운동을 시작하기 전, 여러분이 반드시 알아야 할 재활 의학의 핵심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중심화(Centralization)’**입니다.
- 나쁜 신호 (말초화): 통증이 허리에서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으로 점점 내려가는 현상. (상태 악화)
- 좋은 신호 (중심화): 종아리가 저리던 것이 사라지고 엉덩이나 허리 쪽으로 통증이 모이는 현상. (회복 중)
재활 운동 중 “다리 저림은 줄었는데 허리가 더 아파요”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이는 신경 압박이 풀리고 있다는 아주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우리는 이 ‘중심화’를 목표로 운동해야 합니다.
2. 나의 좌골신경통은 ‘어떤 타입’일까?
같은 좌골신경통이라도 원인에 따라 재활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Type A. 허리 문제 (요추 추간판 탈출증)
디스크가 뒤로 밀려나와 척추 신경을 누르는 경우입니다.
- 자가 테스트 (Slump Test 변형): 의자에 구부정하게 앉아 고개를 숙이고, 아픈 다리의 무릎을 펴보세요. 이때 찌릿한 통증이 재현되고, 고개를 들었을 때 통증이 줄어든다면 90% 이상 디스크 문제입니다.
- 재활 방향: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피하고, ‘신전(Extension)’ 패턴의 운동을 해야 합니다.
Type B. 엉덩이 문제 (심부 둔근 증후군 / 이상근 증후군)
허리는 멀쩡한데 엉덩이 근육이 신경을 포착(Entrapment)한 경우입니다.
- 자가 테스트: 다리를 꼬고 앉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를 바깥쪽으로 회전시켰을 때 엉덩이 깊은 곳에 통증이 발생합니다. 허리 움직임과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 재활 방향: 뭉친 둔근을 이완하고, 약해진 고관절 기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3. 디스크성 좌골신경통을 위한 ‘맥켄지 신전 운동’
만약 허리를 숙일 때 다리가 저리다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밀려나온 디스크를 제자리로 돌려주는 역학적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 준비: 바닥에 편안하게 엎드립니다. 양손을 어깨 옆이나 얼굴 옆에 둡니다.
- 동작: 하체와 골반 힘을 완전히 뺍니다. 팔의 힘만으로 상체를 천천히 밀어 올립니다.
- 포인트: 허리 근육을 쓰는 게 아닙니다. 팔 힘으로 허리를 젖혀주는 수동적인 동작이어야 합니다.
- 판단: 상체를 젖혔을 때 다리 저림이 엉덩이 쪽으로 올라온다면(중심화), 이 운동이 당신의 치료제입니다. 10회씩 자주 반복하세요.
주의: 만약 허리를 젖힐 때 다리 저림이 더 심해진다면(협착증 가능성), 이 운동을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4. 엉덩이가 문제일 땐 ‘이상근 이완 & 강화’
엉덩이 근육이 원인이라면, 무조건 문지르는 것(마사지)만이 답은 아닙니다. 근육이 짧아진 상태에서 굳은 것인지, 늘어난 상태에서 버티다 굳은 것인지를 봐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표준 프로토콜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릴리즈 (Release)
테니스공이나 마사지볼을 준비합니다. 엉덩이 보조개 부분과 고관절 옆 튀어나온 뼈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이상근 위치)에 공을 깔고 눕습니다. 지긋이 압박하며 30초~1분간 뭉친 근육을 풀어줍니다.
2단계: 기능 회복 (Clam Shell Exercise)
이상근이 뭉치는 이유는 엉덩이의 큰 근육인 ‘대둔근’과 ‘중둔근’이 일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을 깨워야 이상근이 쉴 수 있습니다.
- 옆으로 누워 무릎을 90도로 굽히고 양발을 모읍니다.
- 발뒤꿈치는 붙인 채로 위쪽 무릎만 조개껍데기 열리듯 벌려줍니다.
- 엉덩이 옆쪽에 뻐근한 자극이 오는지 확인하며 15회 반복합니다.
5. 신경 가동술 (Neurodynamics)
이 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신경은 근육처럼 늘어나면(Stretch) 안 되는 조직입니다. 대신 ‘미끄러져야(Glide)’ 합니다.
염증과 압박으로 인해 주변 조직과 들러붙은(유착된) 좌골신경을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신경 가동술(Nerve Flossing)’**을 소개합니다. 이는 신경의 혈액 순환을 돕고 예민함을 낮추는 최고의 재활 기법입니다.
[Rehab Expert’s Tip] 좌골신경 플로싱 (Flossing)
- 자세: 침대나 의자에 앉아 허리를 곧게 폅니다.
- Start: 아픈 쪽 무릎을 펴면서 동시에 고개를 뒤로 젖힙니다. (신경을 한쪽에서 풀어주는 원리)
- End: 무릎을 굽히면서 동시에 고개를 숙입니다. (반대쪽에서 당겨주는 원리)
- 리듬: 마치 신경이라는 실을 가지고 줄다리기하듯, 혹은 치실질하듯 부드럽게 10회 반복합니다.
절대 주의사항: 다리를 폈을 때 찌릿한 통증이 오기 직전까지만 움직여야 합니다. “아파야 낫는다”는 생각으로 억지로 당기면 신경 부종이 심해집니다.
6. 단순히 약으로만 해결 될 문제는 아닙니다!
좌골신경통은 우리 몸의 역학적 구조가 무너졌다는 신호입니다. 약물은 잠시 사이렌 소리를 꺼줄 뿐, 불을 꺼주지는 못합니다.
오늘 알려드린 ‘중심화 현상’을 기억하시고, 내 증상이 허리(디스크)에서 오는지 엉덩이(근육)에서 오는지 파악해 보세요. 그리고 매일 꾸준히 신경 가동술을 실천하신다면, 엉켜있던 신경이 풀리며 시원한 해방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척추와 신경이 다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그날까지, 올바른 움직임을 멈추지 마세요.
본 포스팅은 재활 운동학적 관점에서의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대소변 장애(마미증후군)나 급격한 하지 근력 저하(풋드랍)가 발생할 경우, 이는 재활의 영역을 넘어선 응급 상황이므로 즉시 대학병원급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