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염, 무조건 쉬면 낫는다? 약물 치료와 재활의 ‘진짜’ 골든타임(완벽정리)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뒤꿈치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 때문에 “악!” 소리를 질러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조금 걸으면 풀리는 듯하다가, 운동을 하고 나면 다시금 욱신거리는 통증이 찾아오진 않나요?

많은 분들이 **아킬레스건염(Achilles Tendinitis)**을 단순히 ‘많이 걸어서 생긴 염증’ 정도로 생각하고 파스를 붙이거나 쉬면 나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아킬레스건 통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초기 대응을 잘못하면 수년 동안 고생하는 만성 **’건병증(Tendinopathy)’**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현직 전문가의 관점에서 아킬레스건염의 원인을 해부학적으로 파헤치고, 효과적인 약물 치료 시점과 **반드시 해야 할 재활 운동(알프레드슨 요법)**까지 A to Z를 상세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아킬레스건염인가, 건병증인가? (정확한 상태 파악)

치료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내 상태가 단순한 염증인지, 조직이 변성된 상태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이 둘은 치료 접근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급성 아킬레스건염 (Acute Tendinitis)

  • 증상: 운동 직후나 다친 직후 발생하며, 환부가 붉게 붓고 열감이 느껴집니다.
  • 상태: 건(Tendon) 조직에 미세한 파열이 생기고 급성 염증 반응이 일어난 상태입니다.
  • 핵심: 이때는 ‘휴식’과 ‘소염’이 답입니다.

만성 아킬레스 건병증 (Chronic Tendinopathy)

  • 증상: 붓기나 열감은 거의 없지만, 아킬레스건이 두꺼워져 있고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합니다. 특히 아침 기상 시 통증(Start up pain)이 특징적입니다.
  • 상태: 반복적인 손상으로 인해 콜라겐 조직이 엉키고 퇴화하여 딱딱해진 상태입니다. 염증 세포보다는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입니다.
  • 핵심: 이때는 무조건 쉬면 오히려 조직이 더 약해집니다. **적절한 부하(Load)**를 주는 재활 운동이 필수입니다.

전문가의 조언: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 염증이 아닌 ‘건병증’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는 소염제만 먹으며 쉬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2. 약물 치료의 진실,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

재활 운동을 하기 전, 통증 조절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약물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힘줄의 회복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진통 소염제 (NSAIDs), 언제까지 먹어야 할까?

이부프로펜(Ibuprofen)이나 나프록센(Naproxen)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급성기 통증과 부종을 가라앉히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 올바른 복용법: 통증이 시작된 급성기(발병 후 1~2주)에는 규칙적으로 복용하여 염증 사이클을 끊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주의사항: 만성 건병증 단계에서는 염증 반응 자체가 적기 때문에 소염제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복용 시 위장 장애 위험이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과도한 소염제 복용이 건 조직의 자연 치유(재생) 과정을 억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뼈주사), 맞아도 될까?

통증이 너무 심할 때 스테로이드 주사를 고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드라마틱한 통증 감소 효과가 있지만, 아킬레스건에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 위험성: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콜라겐 합성을 저해하여 힘줄을 약하게 만듭니다. 아킬레스건에 직접 주사할 경우, 추후 운동 중 **’아킬레스건 파열’**을 유발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 결론: 가급적 건 주변 조직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거나, 정말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때만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3. 집에서 하는 재활의 정석: ‘신장성 수축’이 답이다

아킬레스건 재활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라고 불리는 운동이 있습니다. 바로 ‘신장성 수축 운동(Eccentric Exercise)’, 흔히 **알프레드슨 프로토콜(Alfredson Protocol)**이라고 불리는 방법입니다.

근육과 힘줄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힘을 쓰는 이 방식은 엉키고 약해진 콜라겐 섬유를 올바른 방향으로 재배열하고 튼튼하게 만듭니다.

[실전 가이드] 뒤꿈치 내리기 (Heel Drop) 운동법

이 운동은 무릎을 펴고 하는 동작(비복근 타겟)과 무릎을 굽히고 하는 동작(가자미근 타겟)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준비 자세: 계단이나 스텝 박스 끝에 발 앞부분(전족부)만 걸치고 섭니다. 균형을 잡기 위해 난간이나 벽을 잡으세요.
  2. 올라가기 (단축성 수축): 아프지 않은 쪽 발의 힘을 이용하여 까치발을 들어 올립니다. (환부의 힘을 쓰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3. 내려오기 (신장성 수축 – 핵심!): 아픈 쪽 발로만 체중을 지탱하며, 천천히 5초 동안 뒤꿈치를 계단 아래로 내립니다. 이때 아킬레스건이 팽팽하게 늘어나는 자극을 느껴야 합니다.
  4. 반복: 다시 아프지 않은 발로 올라와서 반복합니다.
  5. 세트: 무릎을 편 상태로 15회, 무릎을 살짝 구부린 상태로 15회 진행합니다. 이를 하루에 2~3세트 반복합니다.

통증 가이드라인: 운동 중 뻐근한 통증(통증 점수 10점 만점에 4~5점 정도)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운동 다음 날 아침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강도를 낮춰야 합니다.


4. 재활의 완성도를 높이는 생활 습관 교정

운동과 약물만큼 중요한 것이 평소 생활 습관입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를 해도 일상에서 계속 자극을 준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신발 선택의 기준

  • 힐 드롭(Heel Drop): 신발의 뒤꿈치가 앞꿈치보다 10~12mm 정도 높은 신발이 좋습니다. 뒤꿈치가 약간 들리면 아킬레스건에 걸리는 장력이 줄어들어 휴식을 줄 수 있습니다. 플랫 슈즈나 단화는 최악입니다.
  • 뒤꿈치 컵(Heel Cup): 뒤꿈치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신발을 선택하여 보행 시 발목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실리콘 패드를 깔아 충격을 흡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종아리 스트레칭의 생활화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비복근, 가자미근)이 뭉쳐서 건을 잡아당길 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습니다. 폼롤러나 마사지 볼을 이용해 종아리 근육을 수시로 풀어주세요. 건 자체를 문지르기보다는 종아리 근육의 가장 통통한 부분을 풀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5. 꾸준함이 치료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아킬레스건은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저혈구 구간(Watershed zone)’이 있어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 하루 이틀 운동했다고 바로 낫지 않습니다.

최소 12주(3개월) 이상 꾸준히 위에서 말씀드린 신장성 운동을 지속해야만 콜라겐 조직이 리모델링 되며 튼튼해집니다.

오늘의 핵심 요약:

  1. 초기 급성기에는 휴식과 소염진통제로 불을 꺼라.
  2. 만성 통증이나 뻣뻣함이 남았다면 쉬지 말고 ‘뒤꿈치 내리기’ 운동을 시작하라.
  3. 스테로이드 주사는 신중하게, 신발은 뒤꿈치가 약간 있는 것으로.

여러분의 걷는 즐거움을 되찾는 그날까지, 올바른 지식으로 꾸준히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비슷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께 공유해 주세요.


본 콘텐츠는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호전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를 방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