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내려갈 때마다 찌릿하는 통증, 혹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릎이 뻣뻣해서 한참을 주물러야 겨우 움직여지는 경험을 하고 계신가요? 보통 “무릎이 아프면 아껴야 한다”라고 생각해서 움직임을 최소화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재활의 핵심은 관절을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을 지탱하는 주변 근육을 ‘강제’로라도 일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오늘은 병원에서도 다 알려주지 않는 무릎 재활의 디테일한 방법론과, 통증을 다스리는 약물 사용법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1. 퇴행성 관절염, 왜 나만 유독 아플까?
우리 무릎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해 주는 연골이라는 완충 장치가 있습니다.
이게 닳기 시작하면 뼈와 뼈가 직접 맞닿으며 염증을 일으키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연골 자체에는 신경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즉, 우리가 느끼는 통증은 연골이 아픈 게 아니라, 연골 조각이 돌아다니며 활막을 자극하거나 주변 인대와 근육이 과부하를 받아 생기는 비명에 가깝습니다.
재활의 목표는 닳아 없어진 연골을 다시 재생시키는 것이 아닙니다(현대 의학으로도 매우 어렵습니다). 대신 관절의 간격을 확보하고, 근육이 연골의 역할을 대신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2. 실패 없는 무릎 재활 운동: 단계별 세부 가이드
재활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남들이 좋다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입니다.
현재 내 통증 수치가 10점 만점에 7점인데 스쿼트를 한다? 그건 운동이 아니라 독입니다.
1단계: 통증이 심한 시기 (관절 가동 범위 확보)
이때는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라 ‘굳지 않게’ 하는 게 우선입니다.
- 발목 펌핑 운동: 침대에 누워 발목을 몸쪽으로 최대한 당겼다가 바깥쪽으로 미는 동작을 반복합니다. 종아리 근육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돕고 부기를 뺍니다.
- 수건 누르기 (등척성 운동): 무릎 아래에 돌돌 만 수건을 넣습니다. 무릎 뒤쪽으로 수건을 5초 동안 꾹 누르며 허벅지 앞쪽 근육(대퇴사두근)에 힘을 줍니다. 관절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근육만 자극하므로 통증이 적습니다.
2단계: 통증이 완화된 시기 (본격 근력 강화)
이제 무릎을 지탱하는 ‘천연 보호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 의자 앉아 다리 펴기 (LCE):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일자로 쭉 폅니다. 발끝은 천장을 향하게 하고 10초간 버팁니다. 허벅지가 단단해지는 걸 느껴야 합니다. (좌우 15회, 3세트)
- 미니 스쿼트 (주의 깊게 수행): 일반적인 스쿼트처럼 깊게 앉지 마세요. 30도 정도만 살짝 앉았다 일어납니다. 무릎이 발끝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엉덩이를 뒤로 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3. 약물 치료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재활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약물은 똑똑하게 써야 합니다. “약 먹으면 몸에 안 좋다”며 통증을 쌩으로 참는 분들이 계신데, 통증 때문에 운동을 못 하면 근육이 빠지고 관절염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소염진통제(NSAIDs), 중독되나요?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약들은 마약성 진통제가 아니므로 중독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위장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식후에 복용하거나 위점막 보호제와 함께 드셔야 합니다. 최근에는 특정 효소만 차단해 위장 부작용을 줄인 ‘세레콕시브’ 계열의 약도 많이 쓰입니다.
연골 주사와 스테로이드 주사의 차이
- 연골 주사 (히알루론산): 이건 ‘기름칠’입니다. 관절액을 보충해 마찰을 줄여줍니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며 지속력이 좋습니다.
- 스테로이드 주사 (뼈주사): 이건 ‘강력한 불끄기’입니다. 염증이 너무 심해 무릎이 붓고 뜨거울 때 한시적으로 사용합니다. 너무 자주 맞으면 연골 손상을 가속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4. 생활 습관이 재활의 절반이다
운동 1시간 열심히 해도 나머지 23시간을 무릎에 나쁜 자세로 있으면 도루묵입니다.
- 바닥 생활은 이제 그만: 침대, 의자, 소파 생활이 필수입니다. 쪼그려 앉아서 나물을 다듬거나 걸레질하는 자세는 무릎 하중의 7~9배를 가중시킵니다.
- 신발이 핵심: 쿠션감이 적당히 있는 운동화를 신으세요. 딱딱한 플랫슈즈나 높은 굽은 지면의 충격을 무릎으로 그대로 전달합니다.
- 체중 1kg의 기적: 몸무게가 1kg 줄어들 때마다 무릎이 느끼는 하중은 평지에서 3~5kg, 계단에서는 7kg까지 줄어듭니다. 다이어트가 최고의 재활 치료입니다.
5. 무릎 재활, 조급함이 가장 큰 적입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하루아침에 생긴 병이 아닙니다. 수십 년간 고생한 무릎이 하루 이틀 운동한다고 바로 좋아질 수는 없죠. 하지만 확실한 건, 오늘 알려드린 등척성 운동과 적절한 약물 요법을 병행하며 3개월만 꾸준히 관리하면, 지금보다 훨씬 가벼운 발걸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통증은 내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무시하지 말고, 그렇다고 겁먹지도 마세요. 오늘부터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 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